dialogue

그게 현실

몽상(최성규) 2024. 10. 29. 12:05

들은 얘기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말이야. 노숙인인지 모르겠는데 행색이 아주 초라했어. 허겁지겁 밥을 먹고 났는데 돈이 없었나보더라구. 정신장애가 있는건지 그냥 눈빛이 쾡한건지 암튼 아무 대책이 없어보였어"

 

그래. 그런 사람들 가끔 보지.  

 

"주인은 기가 막혀서 경찰을 부르겠다고 그러더라구. 그 사람은 머리를 긁고만 있고 주인 아주머니는 돈이 없으면 왜 먹냐는 말만 계속 다그치는 통에 신경이 쓰여서 대강 먹고 일어났지"

 

그랬구나. 그런거 보면 맘이 좀 그렇지. 경찰이 온들 뭐 어쩌겠냐.

 

 "근데 계산을 하려고 일어나서 카운터로 가는 길에 그 사람하고 잠깐 눈이 맞은거야. 그 무표정에서 아무것도 읽을수가 없더라. 괜히 마음이 동해서 아주머니 이분것까지 계산해주세요 했다"

 

잘했네.

 

"그러고는 뒤돌아서 문을 열고 나오는데 그사람이 따라오는거야. 좀 부담스러워서 걸음을 빠르게 가려고 했는데 어느새 와서 말을 걸더라고"

 

뭐라고 그러는데.

 

"뭐라고 그랬을 거 같냐"

 

 고맙대? 

 

 "아니"

 

 그럼.

 

 "담배있으면 하나 주쇼"

 

...

 

 

그게 현실이다. 

 

고맙다고 한들 달라지는건 또 뭐란 말이냐.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몇번이나 해야한단 말이냐.

 

담배를 줬냐고 물어볼려다가 말았다. 빌어먹을건 자본주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