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최근에 읽은 몇권
- 밀란 쿤테라 ------------------------
농담 (1967)
참을 수 없는 사랑을 위한 변명(?)
웃음과 망각의 책 (1979)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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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에 입당->스탈린주의 시기에 제명->스탈린격하 시기에 재입당->프라하의봄->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운동(체코자유화운동)을 주도->소련침공 시기에 다시 제명 및 추방-> 프랑스 망명 -> 만년 노벨문학상후보
밀란의 이력이다.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운동' 이란 말에 호기심 발동. 첫 장편소설 [농담]을 읽고는 감동했다.
학습된 시대에 비틀거리는 루드빅이 꼭 나 같아서 그랬는지 나의 루치에에게 미안해서 였는지 모르겠다.
구할 수 있는 그의 책을 모두 사들여서 읽고 말았다.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아껴 마지막에 읽었는데 소설 속 인물과 시간과 시점의 맥을 못찾다가 졸면서 본 기억밖에는 나지 않는다.
실수였다. 여행 중 하늘과 바다가 너무나 청명했던 제주도에 들고 간 책이라니.
줄리엣 비노쉬가 부산을 다녀갔단다. 20대에 그토록 설레게 했던 비노쉬가.
나도 그때 부산에 있었는데 불과 5km 안에 그녀가 있었다니.
- 헤르만 헤세 --------------------
유리알 유희 (1943)
; 요제프크네히트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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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쿤테라의 소설이 고등학생이 읽어야할 100대 문학 이라는 것에 충격. 또 그 100대 세계 문학 중 하나였던 유리알 유희.
실은 예전에 읽었지만 좀 궁금한 누군가의 아이디가 knecht 여서 깜놀. 잊고 있던 반가움과 왠지모를 아련함에 다시 꺼낸 책.
다시 읽는다는 건 묘한 느낌을 준다. 크네히트가 죽는 대목에서 알고도 가슴이 쿵-하는 기분이란.
100대 세계문학을 죽기 전에는 봐야겠다고 다짐하다. 고등학생이 읽어야 한다는데 난 이제까지 뭘 했을까.
마지막 장을 덮고는 서울 한복판을 취한 듯 돌아다녔다.
-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
타루, 지금의 우리를 노래하다(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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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처음 실험했던 젊은 국악인들의 분투기.
볼 때마다 이성을 잃는 이자람을 주축으로 결성한 극단 타루.
토씨하나 창법하나 문화재인 판소리는 기능적으로만 요구되어 왔단다. 이 대목에서 높낮이, 발성, 구어 등 명창의 소리를 누가 더 잘 성대모사하느냐가 그들 젊은 판소리꾼들의 커리큘럼이었다. 연주자들도 마찬가지. 스승이 다르면 서로 만날 기회도 없다는 21세기 광대들이 모여 사고를 친 역사가 담겨있더라. 세상엔 어쩌자고 잘난 인간들이 이렇게 많은 것이냐.
이 책을 만나게 된 건 극단 타루가 매월 준비하는 짧은 콘서트 현장에서 였다. 그들의 지하 연습실에서 일명 낙타 콘서트.
난 새초롬한 관객일뿐이었다. 입구에서 나눠주던 추첨번호를 들고 지켜 본 공연의 마지막에 내 번호가 호명되었다.
이 책과 함께 배우와 사진을 찍을 기회가 당첨금을 대신했다. 사진 속에 난 엉거주춤 그 자체였다.
- 주원규 -------------------
망루(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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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열외인종잔혹사] 로 주원규를 처음 알게됐다. 그가 정의한 루저들이 한바탕 대소동을 펼치다가 허무하게 끝.
그래도 소재와 스펙타클한 필력 하나는 왠만한 일본 소설보다 괜찮았다.
그가 올해 새로 펴낸 [망루]는 용산참사의 기억을 또렷하게 끄집어 내더라.
권력이 되어버린 교회, 재개발과 철거라는 경제권력. 그런데 대한민국 철거촌에 나타난 재림 예수라니.
30년전 이문열의 아하스 페르츠를 다시 꺼냈다는데 안볼수 없었지만 역시 허무하게 끝.
그러나 읽는내내 이야기가 끝나간다는 게 아쉬웠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
-김훈------------------
공무도하(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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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집중이 되지 않는 소설.
소설이라기보다는 인터뷰를 하려다 좀 더 다가가지 못하고 도망쳐 나온 모양을 보는 듯하다.
강을 건너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던데.
강을 건너지 못한 사람들인지 강을 건넌 사람들의 이야기인지 생각하다 어느새 마지막 장이었다.
작가가 그렇게 썼더라.
'이 글을 쓴 후 삶과 관계에 대한 혐오만 남았다'
'강을 건너지 못한, 모든 이들에 대한 얘기'
'님아 강을 건너지 마라'
이 세 문장이 머리 속에 계속 남아있다.
- 손아람 --------------
소수의견(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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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있다. 아아. 흥미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