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우중독보행, 재미있는장포크, 김수진, 백수와조씨
클럽 바다비.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크리스마스에.
클럽빵과는 비슷한 듯 다른 느낌. 역시 순수관객은 몇 되지 않고 대기중인 밴드멤버를 제외하면 한손에 꼽을 상황.
익숙하다 이런거. 언제는 나를 제외한 모두가 공연팀인 적도 있다. 자꾸 나만 보고 노래를 하고 멘트를 하는 바람에 몸둘바를 모른 적도 있다. 뭐 오로지 나를 위한 로멘틱한 시간이거니 할만도 한데 막상 앉아있어보면 것도 할짓은 아니다. 아마 무대에 있는 사람도 그럴것이다.
크리스마스라 특별공연이 준비되어 있었다. 1부 공연팀(4팀)이 모두 출연하는 작은 노래극.
직접 대본을 쓰고 슬라이드와 라이브 반주, 나레이션에 연기까지 모두가 참여한 초아마츄어창작노래극이다. 사장 우중독보행(비오는날홀로걷는자)을 주인공으로 부자였던 한 남자가 배신을 당해 망하고 떠돌면서 기타를 치는 거지가 된단다. 여행길에서 만난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기타를 쳐주고 유뷰브에 그 영상이 알려지면서 다시 부자가 되고 가난한 뮤지션과 예술가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게 되나니 그 이름이 바다비가 되었더라는 스토리였다.
주인공의 연기는 보는 사람이 부끄러울만큼 메롱이었고 사람을 감동시킨다는 기타연주는 줄을 잡아 뜯는 수준이다 - 아예기타를칠줄모른단다 ㅋ 도처에서 애드립이 튀어나와 웃느라고 극의 진행은 아슬아슬. skip된 대사를 서로 지적해주느라 난장판이어도 웃음은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불우이웃에게 쵸코파이와 요구르트를 나누어 준다는 마지막 대사와 함께 관객에게 나누어 줬다. 불우이웃;;
참으로 따뜻했다.
그렇게 추운날. 준비하는 과정을 들여다 볼수 있을 것만 같았던 가난한 노래극 하나에 따뜻해졌다.
바다비가 재계약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들은 적이 있어 노래극의 내용까지 시큰했다.
세상에서 제일 연기를 못하는 사장님 몽타주는 왠지 예수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고.
나는 또 용감한 그들이 부러워서 질투가 났다.
메리 크리스마스. 담엔 뒷풀이 꼭 갈게요.
'pla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국, 세번째이야기] 3월 7일 - 치앙마이 트래킹 1일차 (0) | 2024.10.29 |
---|---|
[태국, 두번째 이야기] 3월 6일 - 치앙마이 (0) | 2024.10.29 |
[태국, 첫번째 이야기] 2011/03/04~05_방콕->치앙마이 (0) | 2024.10.29 |
[그곳]사북 (1) | 2024.10.29 |
담배 맛있는 곳 (0) | 2024.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