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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러브

몽상(최성규) 2024. 10. 29. 12:27

글러브(2011) ------------------------------------------------------------------------------------------------------------

감독 : 강우석

 

 

잘나가던 프로투수에게 닥친 최악의 사건?!
세상 가장 조용한 야구부의 가슴 벅찬 첫 도전!

최다 연승! 최다 탈삼진! 3년 연속 MVP! 한마디로 대한민국 프로야구 최고의 간판투수... 였던 김상남. 음주폭행에 야구배트까지 휘둘러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잠깐 이미지 관리나 하라는 매니저의 손에 이끌려 청각장애 야구부 ‘충주성심학교’ 임시 코치직을 맡게 된다.

야구부 전체 정원 10명, 더욱이 아이들의 실력은 정상인 중학교 야구부와 맞붙어서도 가까스로 이기는 실력. 듣지 못해 공 떨어지는 위치도 못 찾고, 말 못해 팀 플레이도 안 되는 이 야구부의 목표는 전국대회 첫 출전. 상남의 등장에 그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이 왔다고 생각하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상남은 여전히 “글쎄, 안 된다니까~”를 외친다.

그 누구보다 전국대회 출전에 부정적이었던 상남은 아무도 믿어주지도 않고, 자기가 친 홈런 소리조차 듣지 못하지만 글러브만 끼면 치고 달리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며 묘한 울컥함을 느끼고, 급기야 또 한번 대형사고(?)를 치고 마는데…

최악이라 생각했던 그 순간,
일생일대 최고의 드라마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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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러브]   야구복을 입은 강철중의 엉뚱한 주먹.  

  

 

 

착한 영화를 들고 왔다고 했을 때 불안했다. 강우석 영화에서 악당이 없다는 사실은 허전함을 넘어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다. 쌩뚱 맞은 고백을 하나 하면, <공공의 적>은 인생 영화 중 하나다. 한 때 총은 존웨인처럼 뽑고, 껌을 씹을 땐 성룡처럼, 츄파춥스 사탕은 다 빨아먹었는데도 주윤발처럼 물고 다녔다. 그런 건 이제 재미가 없다고 술만 먹던 내게 찾아온 영웅, "그만 좀 때려라. 얼마나 아픈 줄 아냐". 철중이 형이었다. 받아주는 상대가 있건 없건 강철중의 대사를 입에 달고 살았다. 뉴스를 보다가 너무 화가 나면,"그러지 마라. 형이 돈이 없다고 패고 말 안 듣는다고 패고... 그렇게 맞은 애들이 4열 종대다...". 검사든 형사든 어쨌든 강철중의 투박한 주먹은 근사했다. 이유 있는 마초는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 <글러브>는 스포츠 영화다. 네러티브가 다소 약하거나 배우의 연기가 서툴러도 사람들은 감동할 준비가 되어있다. 게다가 주인공은 청각 장애를 가진 청소년이다. 장애 그리고 청소년이라는 이중고의 사회적 약자가 전국대회 1승을 위해 흘리는 땀과 눈물 앞에서 장사는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의 홍보와 관객 후기에 따르면,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청각장애 야구소년들의 성장기.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그들이 아니다. 2시간 반이라는 긴 시간동안 아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심지어 팀이 존폐의 위기를 맞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배우 정재영을 향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린다. 청각 장애인이 주인공이 될 수 없었던 영화엔 자막도 없다. 이 영화관에서 청각장애인은 주인공도 관객도 될 수 없었다. 영화가 끝나고 나가는 길에 한 어미가 아이에게 했던 말. '너무 재미있었지? 불쌍한 사람들이니까 앞으로 많이 도와줘야 한다' 어쩌면 이 영화의 엔딩씬은 이렇게 미끄러진 채로 끝난게 아닐까. 사회적 약자가 동원되었다는 생각과 단단하기만 했던 사회적 편견을 확인하는 동안 영화는 너무 길었다. 야구복을 입은 강철중의 주먹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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