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수업(2010) ---------------------------------------------------------------------------------------------------
감독: 최재영
미국에서 다른 세대에 있는 기영과 영모는 운전강사와 학생으로 만나서 처음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운전 수업을 받는 중에 서로를 조금 씩 알아간다. (서울독립영화제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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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수업]
30여분 동안 관객에게 허용했던 공간은 차 안과 차 문 앞이다. 평행선 같은 세대간의 대화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좁은 공간에서 힘겨루기를 한다. 멈출 수도 없다. 드라이브는 시작되었고, 그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침묵이다.
"닮은 사람이 있어" 서툴기만한 그들의 인사는 먼 길을 돌고나서야 도착한다. 하지만 어긋나기만 하는 말들. "그러니까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소릴 듣는거야. 어디 서씨야. 네 아버지 돌림자가 설마 나랑 같진 않겠지"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써도, 마음과는 반대로 말을 던져도 잘도 어긋난다. 실패한 이민자와 혼란스러운 이민 1.5세대(혹은 이주입양자)에게 코리아는 떠난 연인일게다. 실연한 자들끼리 주고 받는 구조 신호같은 대화들.
이주민에 대한 서사를 배제하고도 영화가 힘을 잃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건 관계에 대한 감독의 관찰력과 숨은 개그다. 마치 연애를 하듯. 여기 내가 있다고 소리를 치고. 상처받지 않겠다고 벽을 세우는 모양이 밀고 당기기를 하는 연인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연인 또는 부부간 관계맺기의 무거운 담론 중에 하나가 운전수업이라는 우스겟소리를 소재화 한 감독의 재치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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