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logue

방황하는 인사말

몽상(최성규) 2024. 10. 29. 12:28


“사과.. 보낸 사람 이름은 성규씨인데 번호가 달라서 누군가 했는데 혹시나 해서 전화해봤어요.”

 

아. 네. 안녕하시죠?. 부모님이 선물할 곳 있으면 얘기하라고 해서 보냈어요. 얼마 전 방송에서 오랜만에 뵙고 생각이 나서..

 

“방송 보셨구나. 이게 다 연결시켜 준 성규씨 덕분이예요.. 그래서 이렇게라도..”

 

아니예요. 제가 연결시켜준 게 아니.. 전…

 

“아니예요. 고마워요. 부모님이 키우신 사과였구나. 잘 먹을게요. 잘 지내죠?”

 

네. 저야 뭐.. 명절에 가족 분들이랑 같이 드세요. 건강은 어떠세요?

 

“ 전 괜찮아요.. 전.. 괜찮죠. 전.. “

 

 

 

얼마 전  KBS뉴스추적에서 방송 된 ‘삼성반도체  직업성암 논란 다시 불붙다’ 편.

멀쩡하던 내 딸이 백혈병에 걸렸는데 그리고 그런 사람이 내 딸만이 아니라는데  회사도 그 누군가도 설명해주지 않는다고 찾아오신 아버님. 이 문제를 덮으라던 삼성반도체의 협박과 돈지랄에 시달리면서도 똑같은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세상에 이야기하신 분. 노조만 있었어도 이런 일은 없을 거라고. 위로금은 당연히 받아야 하지만 모든 의혹이 풀어지고 공개되고 더 이상의 억울한 죽음이 없는 날 당당하게 받겠다는 그분.

 

명절 인사를  괜히 했다. 그냥 담에 속초 놀러갈게요 할 걸…

연결시켜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어떻게든 돌려보내야 하지 않나 안절부절하고, 가벼운 인사가 무겁게 보내져서 미안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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